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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절일기

[Day32] 2023.09.18 플레이트삽입술 이후 산책/보양식/다리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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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매일 아침 먹고 산책하기로 결심했다.

물론 엄마 아빠의 도움이 무조건 필요함.

목발로 다니는 게 아직도 불편하고 어설프다.

게다가 보도블럭은 울퉁불퉁해서

제대로 목발을 짚고 걷기에 무리인 듯하다.

 

 

그래서 휠체어를 누군가(?) 끌어서 공원에 내려주면

폭신한 바닥에서 걷기 운동을 하고

엄마 아빠는 공원을 크게 돌고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루트!

 

딸래미때문에 고생이 많으신 부모님, 사랑해요.

오늘은 평일이라 사람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큰 공원으로 나갔다.

호주에서 가져온 내 운동화를 신었는데

이건 가볍고 좋지만 높이가 더 안 맞는다.

양쪽이 언밸런스 하니까 더 절뚝절뚝

 

 

휠체어를 세워두고 축구 골대 뒤쪽 잔디에서

삐걱거리면서 목발질(?)을 하고 있었다.

멋진 폼으로 러닝을 하고 있는 여자분이 계셨는데,

내가 조그만 골대 뒤 필드 한 바퀴 겨우 돌 동안에

큰 공원을 한바퀴를 돌고 오시는 거다.

 

 

부럽고.. 멋지고.. 존경하고(??)

나는 언제쯤 다시 걸을 수 있을까?

다시 뛸 날이 올까?

걷고 뛴다고 해도 내년에 다시 수술하고 나면

또 바로는 못 걸을 텐데..

평생 누가 봐도 골절수술한 사람처럼 다니는 건 아니겠지..

오만가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강해져야 한다.

마음을 굳게 먹고 매일 걷기 운동이나 열심히 해보자!

 

혼자 모든 고생 짊어지고 있는 오른 다리와

아직도 근육이 빨리 돌아올 기미가 안 보이는

왼쪽 골절다리.

그래도 처음 수술하고 났을 때보다는 많이 굵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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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이상하게 휘어 보이는 건 왜 그럴까..

 

엄마의 보양간식 타임이 돌아왔다.

오늘의 보양식은 약밥.

대추물을 졸이고 간장이랑 뭐랑 해서 뚝딱 만드신 약밥.

나는 이런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엄마의 사랑과 정성의 맛으로 먹어봤다.

건포도보다 훨씬 맛있는 크랜베리를 넣어서 다행.

건포도 완전 불호라서 먹었다.

 

쫜득한 약밥,

먹다 보니 금방이네.

다리뼈나 쫜득하게 붙여주라!

호주에 있는 친구가 혹시 오는 길에 사다 줄 수 있냐며

붕어빵틀을 물어봤다.

아직 짐쌀 생각이 1도 없지만 20킬로 안에

저걸 가져갈 수 있을지..

아마 무거워서 못 가져가지 않을까 싶다.

근데 또 하나 사다가 겨울에 집에서 간식을 해 먹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해서 일단은 킵 해두기로..

 

살까 말까 할 땐 사는 거라는데.. 하.. 고민..

집에서 붕어빵 반죽 만드는 게 쉬울지 모르겠다.

하도 이런저런 거 해보고 망했던 경험이 많아서ㅠ

사가서 팔아도 팔리긴 하겠지..?

 

안 살려고 했으면서 또 고민하는 나란 사람..

아빠는 발이 잘 붙으려면 발을 먹어야 한다며

또! 족발을 가져다주셨다.

쫀득한 껍데기 먹고 내 수술흉터도 쫀쫀하게 붙어주라.

살코기도 많이 먹을 테니 속에 살도 잘 붙어주라.

뼈를 먹을 순 없지만

뼈에서 나온 거니 내 뼈에도 좋은 영양분을 많이 가져다주길.

아부지의 사랑이 담긴 남의 발(?)

꼭 전부 다 내 발로 가서 열일해 주길 바란다.

 

 

호주 돌아가기 전에 얼마나 포동포동해서 돌아갈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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