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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절일기

[Day370] 2024.09.05 발목 복사뼈 금속정(플레이트/핀) 제거 수술 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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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당일 아침이 밝았다.

긴장되고 무섭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 때문에

잠을 잘 못자고 뒤척였다.

다행인 건 확실히 작년에 간병인들이 시끌시끌했던 병동보다

훨~씬 조용하다는 거!

너무 다행이었지만, 침대가 너무 딱딱해서 등이랑 엉덩이가 벌. 써

쑤시고 아프기 시작했다는 거!!

작년엔 입원 준비물로 젤쿠션 방석을 가져와서 엉덩이 밑에 두고 썼는데

올해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런 거 없이 왔더니, 하루 만에 아쉬웠다.

어제 안내받을 때 오늘 아침 첫 수술, 8:30이라고 해서 

8시까지 씻고,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머리 양갈래로 묶으라고 해서

그것도 묶고 호출만 기다리고 있었다.

링거를 꽂고 있다 보니 혼자 옷 갈아입는 게 힘들어서

조무사님을 호출해서 도움을 받았다.

간호병동이라서 필요할 때마다 누르라는데,

어떤 분은 자기 혼자 해서 너무 바쁘다고 투덜거려서

안 그래도 부르기 불편한데 더 불편해졌다.

그래서 간호병동인데도 병실 사용하는 6명 중에 3명 이상이

보호자가 와서 상주하나보다 싶더라.

8:20 정도 됐을까,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수술 들어간다고,

끝나고 나오면 연락하겠다고 메시지를 남겨두고 경건하게 대기 중이었는데!

간호사님이 와서는  응급수술 때문에 내 수술이 미뤄졌다는 거다.

몇 시로 미뤄졌냐니까 그건 알 수 없다고....(??)

그럼 아무 때나 부를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씀이신가요...? 하니

맞다고....(??)하면서 아마 열시반쯤 내려가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다시 가족들이랑 연락해서 수술상황 궁금하면 간호실로 전화하시라고

번호도 드렸다. 내가 수술 중이라서 연락 안 되면 걱정하실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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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초조한 마음으로 누워있는데 9:45에 갑자기 내려간다고 준비하란다.

휴대폰 대충 옷장에 던져두고, 시간 없어서 잠그지도 못한 채로

침대차(?)에 실려서 수술층으로 갔다.

막상 갔는데, 수술할 준비가 안 됐다며 대기실에 나를 방치..?

수술하고 나온 사람들 잠이 덜 깬 채로 신음하는 소리와

직원들의 잡담, 누군가 실수해서 혼나는 소리..

평화로운 마음 대신 불안초조함이 커졌다.

차갑고 무서운 수술실 생각도 나고 

수술 부작용도 생각나고.. 오만가지 안 좋은 기억만 떠올랐다.

빨리 수술하고 해치웠으면 좋겠는데ㅠ

핸드폰도 안 가져오고 멀뚱멀뚱 누워서 천장만 보고 있자니

못해먹을 노릇이었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최소 삼십 분이 넘게 대기실에 방치되어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 직원 둘이 다급하게 들어와서 

내 침대차를 다급하게 끌고 갔다. 

수술실에 입장.

안에 있던 모든 직원이 다 허둥지둥 급해 보였다.

이건 왜 하나밖에 없어? 원래 하나에여?

손목 고정하는 벨트 같은 게 하나가 없는 거다.

아직 마취도 안 했는데.. 맨 정신에 직원들 어리바리한 거 같은 대화를 들으니

더 불안초조..

작년 수술에선 직원들이 차분하고 조용하게 진행했던 것 같은데..

척추에 마취주사를 놓는데, 작년엔 한 번에 쑥 들어가고 안 아팠었는데?

올해는 먼가 넣었다 뺐다가 하는 느낌이고 불쾌한 느낌이 들었다. 

너무 말라서 어쩌고 하는 이야기도 들리고..

직원들 허둥대는 소리 듣기 싫어서 빨리 수면해 달라고 했는데

나름 프로시저가 있는 건지, 이제 할 거라고 기다리라 했다.

빨리 잠들고 싶은데... 하고 있다가 언젠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숫자 세고 그런 것도 안 했는데 그냥 잠들어버림

갑자기 잠이 깼다. 

다시 대기실..

자꾸만 잠이 쏟아지는데 잠들면 안 된다고 호통 치는 사람이 있었다.

안 자려고 눈에 힘을 빡! 줘도 자꾸만 잠이 드는데 어떡합니까..

사실 수술 후 대기실은 잠이 자꾸 드는데 자면 안 된다고 했던 것만 기억나고,

엑스레이 찍으러 간다고 나가면서 보호자 오셨냐고 해서

보호자 없어요!(당당) 하게 말했는데 

갑자기 아빠 얼굴이 등장한 거! 너무 놀랐다. ㅋㅋㅋㅋ

아빠가 보호자 여깄 는데 왜 없다고 하냐며..

엑스레이 찍으러 간다니까 아빠도 온다고 하면서 같이 가셨다.

속이 너무 울렁거려서 토할 거 같다고 해서 아빠가 어디서 봉지랑 휴지를 갖다 주셨고,

엑스레이 찍은 기억은 왠지 모르겠지만 없고, 그러고 나니 아빠가 사라지셨다.(?

그렇게 혼자 병실로 올라왔고, 침대에 어떻게 옮겨졌는지는 또 기억이 없다.

뭐지..?

기억상실이야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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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병실에서 보니 이 상태로 되어 있었다.

반깁스상태. 무통주사는 안 하겠다고 해서 없었고,

통증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울렁거린다고 무슨 약을 넣어준다고 해서 넣었던 거 같은데

아무래도 이때까지도 마취가 덜 풀렸었나 보다.

기억이 조각조각 잘려있다.

6시 반까지는 고개 들지 말라고 해서 최대한 안 들고

머리 딱 대고 있는데, 점점 배가 너무 딱딱해지면서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어 졌다.

시간이 너무너무 느리게 가서 원망스러웠다.

집에서 챙겨 온 작년에 썼던 깁스신발 신고 좀 걸어보려고 했는데

디디자마자 생각보다 너~무 아파서 ㅠㅠ 

걸을 수 있던 삶이(?) 너무 그리워졌다..?

제발 빨리 걷게 해 주세요!!

일어났더니 머리가 또 어지러워지는 것 같아서

바로 누워버렸다.

물만 좀 마시고 약 먹고 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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